기획을 강의하다보면 간혹 정보과 자료를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을 볼 수 있다.아마도 가장 위험한 이야기는(이제는 아주 옛날 이야기 되었지만) 인터넷을'정보의 바다'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물론 단어의 정의는 학자마다도 다르고 사용하면서 정돈되기도 하니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와 이야기하면서 자기 자신이 하는 말의 단어가 매번 의미가 달라진다면 그 것은 대화가 불가능한 오류 투성이가 될 것이니, 귀찮더라도 한 번은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자료-첩보-정보-지식-통찰-지혜
위는 좌로부터 받아들이는 단계로 필자가 정리한 순위다. 지혜가 먼저냐 통찰이 먼저냐는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수는 있겠다. 다만, 지식까지의 순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자료 [data]
인터넷이야말로 이 '자료'의 바다라는 생각이 든다.자료는 data 그 자체다. 4차산업이라고 불붙은 요즘은 big data가 화두가 되면서 그 자체가 모두 가치있는 자료가 되어버리긴 했지만 대체로 자료는 가치를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진위여부조차도 사실 정확히 구분되어있지 않는 편이다. 적어도 HRDer라면 인터넷에서 무언가 찾았다고 바로 교육에 접목시켜서는 안된다.
자료는 일단 많으면 좋을까?사실 4차산업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는 않았다. sorting이라는 정보화 단계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요인은 버려야 할 잡다한 data들이 너무나도 많으면 작업 부담만 늘어날 뿐이기 때문이다. '유의미한 자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그럼 4차산업에서는 왜 다를까? 따로 길게 다룰 일이 있으면 다루겠지만, 일단 big data는 자료의 가치가 좋든 나쁘든 엄청나게 모아지면 그 안에서 다양한 통찰[insight]를 통해 추세[trend]를 분석하고 예측하는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의미한 자료'는 그러면 자료 단계에서 가치값을 판단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딸기에 비타민이 들었다는 자료는 맞는 자료겠지만 기획을 강의할 때 딱히 쓸모있지는 않은 것과 같다. 그럼 이 판단은 언제 할 수 있을까? 첩보와 정보 단계에서 수행해야 한다.
첩보 [intelligence]
사실 일반적으로는 첩보를 정보와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혼선을 막기 위해 어떤 것인지 짚어보고 정보로 넘어가보려고 한다.첩보는 자료들 속에서 내가 관심을 가지는 범위(군사활동에서는 적)로 제한한 것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사실 정확한 내용이 아닐 수 있다. 흔히 영화에서 보는 '첩보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속한 기관(영화에서 CIA라든지 하는)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에 대한 자료를 모아오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여기서는 진위여부를 가리는 단계가 포함되기도 한다. 맞는 자료라도 '정보' 수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자료'는 버려진다.
정보 [information]
여기서부터가 강의를 해도 되는 단계다. 자료나 첩보 수준의 것을 가지고 강의하거나 전파하면 안된다. 그러면 정보는 무엇일까.획득한 자료 중에서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정확한지에 대해 확인하고 이에 '유의미한 자료'로 만들면 정보가 된다. 대략 무언지는 알겠지만 도대체 뭐라는 걸까?올바르고 주제에 적합한 데이터를 통해 무언가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정보다.
만약 CS강의를 하는 강사가 '첫인상은 중요하다'라고 강의하고자 한다면'첫인상 이후에는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라는 불명확한 자료로는 강의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첫인상 이후에 사람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는 사례와 연구 결과는 쉽게 만나본다)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은 첫인상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대처한다'라고 할 수는 있다. 이는 첫인상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많은 자료들과 첫인상으로 평가한 사람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다는 진화발달론자들의 말들, 선입견에 따라 투쟁도피 반응이 발생한다는 연구들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정보의 전달은 충분히 강의로의 가치가 있지만 이는 사내강사가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각 사마다 기술이 있고 고유의 경험에 의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만약 외부강의를 하는 강사라면 정보 전달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물론 사내강사도 정보전달 수준에서만 그쳐서는 안된다. 특히 교육설계를 하는 담당자라면 더욱 정보 수준을 지나 '지식' 수준이 되어야 한다.
지식 [knowledge]
정보는 자료를(또는 첩보화 된 자료를) 추려 진위를 가려내고 가치있는 '유의미한 자료화'라면, 지식은 이런 정보들을 집약하여 '체계화' 시킨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HRD시장을 지식산업시장으로 보는 것처럼 기업교육 강사라면 정보 단계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보의 묶음이 아니라 정보의 체계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이러한 정보들을 볼 때 결국 이렇게 해야 한다'고 제시할 수 있어야 지식 전달하는 강사로 인정받고 가치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기술교육을 수행하는 사내교육(선임자에 의한 OJT식 현장 교육 포함) 보다는 외부강사의 교육이나 교육팀 또는 사내강사가 수행하는 mind-set교육 등에서 특히 그렇다.
통찰 [insight]
통찰은 지식 속에서 얻어낸 '기준점'과 '관점'으로 본다. 어떠한 상황이나 문제를 마주했을 때에도 늘 유사한 체계[지식]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무언가의 통찰이 있다고 볼 수 있다. HRD에서는 특히 '명사 특강'이라는 형태로 많이 이루어지는 교육이 전형적인 통찰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명사 특강을 지식 교육이나 정보 교육으로 받아들여 망하는 경우를 발견한다. 이는 강사의 잘못도 있겠지만 그 과정을 설계한 사람의 잘못도 있다.
예를 들어 성공한 광고회사의 대표가 2시간 특강을 호텔경영회사에서 강의할 때 광고 기법 강의를 한다고 생각하고 설계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보다는 아마도 창의적 발상에 대한 통찰이라거나 광고회사 내 아이디어 회의에 대한 통찰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그 실제 사례가 모 토스트 회사 대표의 특강을 듣고 어떤 곳에서 교육대상에게 '그래서 나보고 토스트라도 장사하라는거야 뭐야'라는 피드백으로 곤욕을 치른 담당자의 경우가 있다. 강사의 문제도 있었을 수 있지만 교육 주제 홍보 과정에서의 기대 불일치도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런 교육은 insight 교육으로 보고 어떠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지혜 [wisdom]
통찰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수행(실현)할 수 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이는 지혜가 될 것이다. 사실 지혜나 통찰은 교육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통찰을 가질 수 있도록 바탕을 이루고, 지혜를 가질 수 있는 스키마[schema]를 형성시키는 것에 목표를 둘 뿐이지 통찰이나 지혜는 전수(傳受)되는 것은 아니다. 강사가 거의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안타깝지만 지혜까지가 현실이고, 통찰은 교육으로 전달되지는 않고 다양성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명사 특강 시 반응이 좋았다고 길게 구성해봐야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는 특히 강사보다는 교육 기획자의 오판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강사도 이 경우라면 스스로 거절할 수 있는 결단력은 필요하겠다. HRDer라면 높은 목표를 설정하더라도 현실적 한계는 솔직하게 인정해야 할 것이다. 지루하고 긴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이를 보는 HRDer 중에 특히 강의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내용을 강의하면 거의 전달 될 가능성이 없다.(굳이 한다면 정보전달 강의에 해당된다) 하지만 강사는 지식으로 알고 있으면서 다른 강의에서도 기본적으로 되어야 한다. 물론 위의 정의가 사전과도 다소 다르고 나름의 정의가 포함되어있다. 이는 필자의 지식체계이기 때문이다. 만약 스스로의 지식체계로 위의 정의를 변경하고 싶다면 변경해도 좋다. 이의를 제기할 필요도 없이 스스로 명확한 체계를 수립할 수 있다면 그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다만 그 범주가 매 번 바뀌어버리면 그 것은 문제다. 강사가 두서없이 나열하는 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자신만의 지식(정보 체계)과 통찰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 C&T컨설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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